
3줄 요약
- 2026년 9월 11일 유웨이 원서 접수 장애와 2013·2021년 Common App 장애는 같은 사고였지만, 한국은 “늦게 낸 학생이 유리하다”는 논란으로, 미국은 “왜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흘러갔습니다.
- 차이의 뿌리는 Holistic Review입니다. 미국 대학은 경쟁률로 합격자를 정하지 않고 성적·환경·활동·포트폴리오·에세이·추천서를 한 사람의 맥락에서 읽기 때문에, 마감이 늦어져도 특혜가 생기지 않습니다.
- 미국 입시를 준비하며 “연구 1개, 봉사 200시간” 같은 또 다른 규격을 만들면 안 됩니다. 4년 동안 자기 이야기를 키워 온 학생은 서버가 멈춰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유웨이 사태와 Common App 사태, 두 나라의 입시가 지킨 것 — 한국 입시와 미국 입시의 교육 철학, 그리고 Holistic Review의 본질
Holistic Review를 이해하면, 같은 서버 장애 앞에서 한국과 미국의 반응이 왜 그렇게 달랐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6년 9월 11일 유웨이 원서 접수 장애, 그리고 2013년과 2021년 Common App 장애를 나란히 놓고, 미국 대학이 학생을 읽는 방식과 그 위에서만 가능한 준비된 상향지원을 이야기합니다.
황승택 · Go Dream School 원장 · 황원장의 Why & Why Not
GDS Check 2026년 9월 11일, 수시 원서 접수 마감 10분 전에 서버가 멈췄습니다. 미국에서도 2013년과 2021년에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사고 앞에서 두 나라의 입시는 서로 다른 것을 지켰고, 그 차이는 미국 대학이 학생을 읽는 방식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제도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이 제도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글은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1. 마감 10분 전, 침대가 부서졌다
2026년 9월 11일 금요일 오후 5시 50분. 2027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마감을 10분 앞두고 접수 대행 사이트 유웨이어플라이의 서버가 멈췄습니다. 대교협은 오후 6시 마감 대학에 한해 접수를 7시까지 1시간 연장했고, 시스템은 30여 분 만에 복구되었습니다. 이틀 뒤 교육부와 대교협은 장애 시간에 접속해 최종 원서를 저장했거나 결제를 시도한 이력이 확인된 수험생 1,200여 명에게 다시 원서를 낼 기회를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날 저녁 한 시간 동안 일어난 일. 오후 6시 마감 대학에 한해 7시까지 접수가 연장되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논란은 그다음에 터졌습니다. 연장된 한 시간 동안 최종 경쟁률을 확인하고 지원 대학과 학과를 바꿨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미리 넣은 학생만 바보가 됐다”는 분노와 함께 연장 철회 요구까지 나왔습니다. 정직하게 제 시간에 낸 학생이 손해를 봤다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분노의 방향이 한국 입시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2.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키가 서로 다른 두 나그네, 그리고 길이가 정해진 하나의 침대. 신화 속 장면을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강도가 나옵니다. 그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쇠 침대에 눕히고, 키가 침대보다 크면 다리를 잘라내고 작으면 몸을 잡아 늘렸습니다. 침대에는 길이를 조절하는 장치가 숨겨져 있어 누구에게도 딱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서로 다른 사람과 현실을 하나의 고정된 기준에 억지로 맞추는 사고방식을 비판할 때 쓰는 대표적인 비유가 되었습니다. 제도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인간이 제도에 맞춰져야 하는지를 묻는 은유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입시에도 시험 점수, 석차, 등급, 마감 시각처럼 명확한 기준은 필요합니다. 수많은 사람을 동시에 평가하는 제도에는 객관적인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어느 순간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기준이 학생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될 때입니다. 학생이 몇 년 동안 무엇을 배우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가보다 오후 5시 59분 59초에 버튼을 눌렀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 우리는 한 번쯤 물어야 합니다. 침대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사람이 침대에 맞춰져야 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한국의 대입은 이 침대와 닮았습니다. 모든 학생을 국·영·수 표준화 점수와 상대평가 내신이라는 하나의 규격에 눕히고, 거기서 튀어나온 재능은 잘라내고 모자란 부분은 사교육으로 밤새도록 늘립니다. 침대에 맞추는 데 성공한 학생만이 “공정하게” 선발됩니다. 학종이 들어오면 비교과라는 새 침대가 생기고, 부모 찬스 논란이 일면 정시 확대라는 옛 침대로 돌아갑니다.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들은 자기 역량을 키우는 대신 새 침대 규격에 몸을 맞추는 눈치싸움을 합니다.
유웨이 사태는 이 침대가 마감 10분 전에 부서진 사건입니다. 그리고 부서진 침대를 고치려는 조치가 또 다른 침대가 되었습니다. 마감을 1시간 늘리자 “늘어난 시간에 눈치작전을 한 사람이 이득을 봤다”는 새로운 불공정이 생겼고, 로그 기록으로 구제 대상을 선별하자 결제창조차 열지 못하고 오류 화면만 바라본 학생들은 기준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침대를 늘리거나 잘라도 누군가는 다칠 수 있는 구조입니다.
3. 왜 “한 시간”이 그토록 큰 문제가 되는가
잠시 멈춰서 질문해 보고 싶습니다. 마감이 1시간 늦춰지고, 그 사이에 경쟁률을 본 학생이 있다는 것이 왜 이렇게 치명적인 불공정으로 느껴질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한국 입시에서는 경쟁률이 곧 합격 확률처럼 읽히기 때문입니다. 점수 순으로 한 줄을 세워 정해진 인원에서 끊는 구조에서는 내 앞에 몇 명이 서 있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경쟁률과 합격선, 내신 등급, 수능 점수의 작은 차이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마지막 순간의 경쟁률 정보는 실제로 돈이 되는 정보이고, 그것을 남보다 늦게 알게 된 학생은 실제로 손해를 봅니다. 이 분노는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줄 세우기 시스템 안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입니다.

마지막 순간의 경쟁률 한 줄이 어떻게 불안으로 이어지는지. 줄 세우기 입시에서는 이 세 칸이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형평성 논란은 서버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서버는 이미 있던 구조를 잠깐 드러낸 것뿐입니다. 시스템이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시스템의 규격에 자신을 맞추는 주객전도, 그것이 이번 사태의 진짜 얼굴입니다.
“서버는 이미 있던 구조를 잠깐 드러냈을 뿐입니다.”
4. Fairness(공정성)와 Equity(형평성)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같은 마감 시각을 적용하는 것과 장애로 막힌 학생에게 제출 기회를 돌려주는 것. 둘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이번 논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 가지 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Fairness와 Equity의 차이입니다. Fairness는 모두에게 똑같은 출발선과 같은 규칙을 제공하는 것, 즉 과정에 대한 규칙입니다. Equity는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같은 기회를 갖도록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 즉 결과의 정의입니다.
Fairness를 가장 단순하게 이해하면 같은 규칙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오후 6시가 마감이면 누구에게나 오후 6시, 같은 시험과 같은 시간, 같은 채점 기준을 적용합니다. 규칙은 명확합니다. 그러나 Equity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합니다. 서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학생과 서버 장애 때문에 제출 버튼조차 누르지 못한 학생에게 “둘 다 오후 6시까지였으니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형식적으로는 같은 규칙이었지만, 실질적인 기회는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Fairness와 Equity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닙니다. 명확한 규칙을 유지하되, 그 규칙이나 시스템이 실패해 인간에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때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유웨이 사태에서 한국 사회는 이 질문 앞에서 흔들렸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땠을까요?
5. 미국에서도 침대가 부서진 적이 있다 — 2013년
미국의 온라인 원서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일이 있었고, 그것도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2013년입니다. 그해 8월 미국 대학 공통 원서 플랫폼 Common App이 CA4라는 새 버전을 출시했는데, 로그인이 안 되고 에세이가 붙여넣기되지 않고 결제가 막히는 장애가 가을 내내 이어졌습니다. 11월 조기 전형(ED/EA) 마감을 앞두고 여러 대학이 마감을 연기했고, 2013년 11월 Cornell은 이듬해 1월 정시 마감을 1월 9일로 늦추면서 Common App 대신 Universal College Application으로도 원서를 받겠다고 발표했습니다. Penn은 1월 6일로, Brown·Columbia·Dartmouth·Princeton도 각자 마감을 늦췄습니다. 침대가 부서지자 침대를 늘린 것이 아니라, 침대에 눕지 않아도 되는 길을 하나 더 만든 것입니다.
“침대에 눕지 않아도 되는 길을 하나 더 만든 것입니다.”
6. 마감의 혼란과 대학의 대응 — 2021년
두 번째가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사건입니다. 2020-2021 입시 시즌, 코로나로 SAT·ACT가 선택 제출로 바뀌면서 명문대 지원자가 역대 최대로 몰렸던 해였습니다. 2021년 1월 1일과 2일, 미국 주요 대학의 정시 전형(Regular Decision) 마감이 집중된 바로 그 이틀 동안 Common App 서버가 다운되었습니다. 접속 자체가 되지 않거나 제출 버튼이 먹통이 되었고, Common App은 공식 SNS를 통해 장애를 인정했습니다. 미국 전역의 수험생 커뮤니티가 밤새도록 들끓었습니다. 2013년처럼 시스템 전체가 갈아엎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마감 10분 전에 서버가 멈춘 유웨이 사태와 구조적으로 가장 닮은 사건이었습니다.
대학들의 대응은 빨랐고, 조건이 없었습니다. Cornell을 비롯한 여러 대학이 1월 8일 전후까지 접수를 받았습니다. 로그를 조사해 피해자를 가려내지 않았고, 개별 연장 요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겪은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기한이 열렸고, 이미 제출한 학생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다는 안내가 함께 나갔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연장했다는 사실보다 그 뒤의 반응입니다.
첫째, “늦게 낸 사람이 유리하다”는 논란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지켜본 미국 학부모·카운슬러 커뮤니티에서는 그랬습니다. 일주일이나 마감이 늘어났는데도 말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Holistic Review에서는 원서를 며칠 늦게 낸다고 해서 그 학생의 에세이가 좋아지지도, 4년간 쌓아 온 활동이 달라지지도, 추천서의 내용이 바뀌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학은 지원자 수를 기준으로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습니다. 실시간 경쟁률이라는 개념 자체가 합격 변수가 아니니, 그 정보를 늦게 봤다고 손해 볼 일도 없습니다.
둘째, 분노의 방향이 달랐습니다. 미국의 학부모와 카운슬러들은 옆자리 학생에게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왜 전 세계 학생이 단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가”라는 구조를 질문했습니다. 2013년 사태 이듬해 경쟁사 CollegeNET이 Common App의 독점적 지위를 문제 삼아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던 것도, 2021년 사태 이후 Common App이 시스템과 문항을 손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국의 갈등이 수험생 사이의 수평적 다툼으로 번졌다면, 미국의 갈등은 학생과 공급자 사이의 수직적 책임 추궁으로 흘러갔습니다.
7. 그해 GDS 학생들도 같은 밤을 보냈습니다

제출 화면이 멈춘 밤, 화면 앞에서 기다리던 그 마음을 그린 그림입니다.
저에게 2021년 1월의 이야기는 남의 나라의 기록이 아닙니다. 바로 그 시즌, GDS에서 Stanford, Cornell, NYU, USC에 지원하던 학생들이 똑같은 상황을 겪었습니다. 몇 달을 다듬은 에세이를 붙여넣었는데 화면이 넘어가지 않고, 결제 단계에서 오류 메시지만 반복되고, 제출을 눌렀는데 접수가 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던 밤. 서울의 새벽에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전화가 이어졌습니다.
- “서버가 열리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제출 버튼을 눌렀는데 정상적으로 들어간 건가요?”
- “마감 시간이 지나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닌가요?”
몇 년 동안 준비한 입시가 마지막 몇 시간의 서버 문제로 흔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지금 유웨이 사태를 겪은 한국의 학생과 부모님들이 느낀 불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미국 대학이 학생을 바라보는 중요한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의 문제와 학생에 대한 평가는 별개였습니다. 플랫폼의 장애는 대학과 지원 시스템이 해결해야 할 행정의 문제였고, 입학사정관이 판단해야 할 대상은 여전히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제가 학생들에게 한 말은 한 가지였습니다. “네 지원서의 가치는 제출 시각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 대학은 네가 4년 동안 만든 것을 읽을 것이고, 그건 서버가 멈춘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해 이 혼란을 직접 겪으며 해결 과정을 함께했던 학생들은 모두 각자의 Dream School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미국 입시를 침대가 아니라 사람을 보는 평가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 학생 옆에서 사실을 확인해 주고 방향을 잡아 주는 것, 저희가 Crisis Management (위기 관리)라고 부르는 그 일이 컨설팅의 본질이라는 것을 그날 밤 다시 확인했습니다.
8. Holistic Review,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

입학사정관이 지원서를 읽는 방식. 성적·환경·활동·포트폴리오·에세이·추천서에 따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한 사람의 맥락 안에서 함께 평가합니다. 배점표가 아니라 읽는 순서를 그린 그림입니다.
많은 학부모님께서 미국 입시는 이렇게 이해하고 계십니다. “GPA 점수에 SAT 점수를 더하고, 거기에 활동 점수를 더하면 총점이 나오며, 총점이 높은 순서로 뽑는다.” 이것은 한국식 침대를 미국 입시에 그대로 가져간 이해입니다. 그리고 이 이해로 준비하면, 미국 입시에서 가장 먼저 잘려 나갑니다.
Holistic Review는 총점제가 아닙니다. 입학사정관이 궁극적으로 읽으려는 대상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한 사람 전체입니다. 성적과 과목 선택, Activity, Portfolio, Essay, 교사의 Recommendation, 학교의 School Profile을 함께 검토하고,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기회를 통해 성장했는지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종합해 “이 학생은 어떤 사람인가”, “우리 대학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공동체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을 ‘Context over statistics’라고 부릅니다. “Context over statistics”는 “단순한 시험 점수나 내신 숫자(Statistics)보다, 학생이 처한 환경과 그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Context)을 더 우선해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3.8 GPA라도 어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들으며 받은 것인지, 같은 봉사 200시간이라도 누가 시켜서 한 것인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 시작한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로 읽힙니다. 점수는 침대의 길이가 아니라 학생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 중 하나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유웨이 사태와 Common App 사태의 차이가 왜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읽는 평가에서는 마감을 늘려도 특혜가 생기지 않고, 마감 몇 분 전에 경쟁률을 보고 전공을 바꾸는 눈치작전도 의미를 잃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통계상 “안전한” 학교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가 통할 학교에 과감하게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저희가 말하는 Prepared Reach, 준비된 상향지원은 이 평가 철학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9. 미국 대학은 완성된 학생만 뽑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이 내어주는 것, 학생이 그것으로 자라는 것, 자란 학생이 되돌려 주는 것. GDS가 대학과 학생의 관계를 보는 순서입니다.
이 부분은 GDS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교육 철학과도 연결됩니다. 저는 미국의 최상위 대학들이 단순히 지금 가장 뛰어난 학생만을 찾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학은 좋은 교수와 연구실, 동문 네트워크, 창업 지원, 세계적인 도시와 산업 생태계, 연구비, 인턴십, 글로벌 프로그램, 전문대학원과의 연결이라는 막대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의 질문은 “현재 누가 가장 완성되어 있는가”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원을 제공했을 때 누가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성장의 결과를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사회에 다시 나눌 가능성이 있는가”를 함께 묻게 됩니다. 저는 이것을 GDS에서 Offer–Grow–Share, 줄여서 OGS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 Offer — 대학이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성장 기회와 자원
- Grow — 그 기회를 통해 학생이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
- Share — 성장한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공동체와 나눌 가능성
Holistic Review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대학과 학생 사이의 이 관계를 보는 일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공동체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
10. 미국 입시를 준비하며 또 다른 침대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여기서 학생과 부모님들께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식 점수 중심 입시를 비판하면서, 정작 미국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 아이비리그에 가려면 연구 하나는 있어야 한다
- 봉사를 200시간은 해야 한다
-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야 한다
- 리더십을 보여주려면 반드시 회장을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학생은 다시 어떤 합격생의 규격에 맞춰 몸을 맞추게 됩니다. 학교 공부에 깊이 몰입해 온 학생에게 억지로 연구를 붙이고, 조용히 그림을 좋아하던 학생에게 갑자기 비영리단체를 만들게 하며, 혼자 깊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에게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며 조직을 맡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Activity는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원서를 읽어 보면 학생 본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역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입니다.
스펙을 항목별로 채우는 습관, 경쟁률과 합격 통계로 지원 대학을 고르는 습관, 남들과 같은 활동을 남들보다 많이 하는 습관. 이것들은 줄 세우기에서는 유효하지만 Holistic Review에서는 오히려 학생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Activity는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본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11. 침대에 맞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의 크기를 아는 학생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학생보다 대학 이름이 더 커질 때가 있습니다. Stanford가 원하는 학생이 되려 하고, Cornell 대학이 좋아할 것 같은 Activity를 찾으며, USC, NYU 합격생이 했던 일을 따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순서가 반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DS에서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먼저 알고 싶은 것은 학생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느 대학에 가고 싶은지입니다. 입시 전략은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에게 먼저 이렇게 묻습니다.
-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가
- 무슨 일을 할 때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가
- 무엇을 남들보다 오랫동안 해왔는가
- 어떤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가
- 실패했을 때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가
- 내가 가진 것을 누구와 어떻게 나누고 싶은가
-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학생의 가능성을 먼저 이해한 뒤에야 어떤 대학이 그 가능성을 더 크게 키워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대학에 맞는 사람으로 변하라”고 말하기보다 “먼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발견하고, 그것을 더 분명하게 만들어라”고 말합니다. 그다음에 그 학생에게 잘 맞는 대학을 찾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일관된 이야기입니다. 이 학생이 무엇에 관심을 가졌고, 그 관심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으며, 그 행동이 주변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가. 저희는 이것을 Strong Portfolio와 Personal Branding이라는 이름으로 4년에 걸쳐 만들어 갑니다. 9학년에게는 4년의 활주로를, 12학년에게는 이미 해 온 일을 하나의 서사로 엮는 작업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어느 플랫폼에 어느 시각에 올리든 같은 무게로 읽힙니다. 서버가 멈춰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엇에 끌렸고, 무엇을 했고, 어떤 변화를 남겼고, 그것이 어떻게 하나로 이어지는가. 4년 동안 이 네 칸을 채워 가는 것이 Strong Portfolio입니다.
12. 이번 서버 사태에서 우리가 정말 생각해야 할 것
저는 이 글을 통해 미국 입시가 한국 입시보다 우월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Holistic Review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에 주관성이 존재하고, 정량적 입시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평가 과정이 불투명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식 정량평가에는 기준이 명확하고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제도가 완벽한지를 따지는 일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교육제도가 학생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정해진 기준에 맞춰 학생을 맞추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 목표인가? 2013년 Common App이 흔들렸을 때도, 2020년 UC Application 서버가 멈췄을 때도, 2021년 Regular Decision 마감이 혼란스러웠을 때도, 그리고 지금 한국의 유웨이 사태를 바라볼 때도 저는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제도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이 제도를 위해 존재하는가?
유웨이 사태는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반복될 것입니다. 시스템은 언제든 멈출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때 우리 아이가 시스템에 종속된 채 다리가 잘릴 위치에 있느냐, 아니면 시스템이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자기 이야기를 손에 쥐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침대에 맞추는 4년이 아니라, 자기 키를 키우는 4년이어야 합니다.
GDS가 미국 대학 입시에서 Holistic Review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단순히 합격 전략 때문만이 아닙니다. 학생은 점수 몇 개와 마감 시각 하나로 설명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교육적 믿음이 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학생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성장이 다른 사람과 공동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 저는 그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GDS가 학생의 Dream School 합격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지키고 싶은 교육 철학입니다.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지만, 교육의 출발점은 언제나 학생이어야 합니다.
침대에 맞추는 4년이 아니라, 자기 키를 키우는 4년이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글의 용어
GDS Strategy Point
서버가 멈춘 밤에 흔들리지 않는 학생과 흔들리는 학생의 차이는 준비의 양이 아니라 준비의 방향이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손에 쥔 학생은 제출 시각이 아니라 4년의 기록으로 읽힌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9학년이라면 그 4년의 첫 칸을, 12학년이라면 이미 해 온 일을 하나의 서사로 엮는 일을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실제 Activity·Portfolio·Essay 전략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Prometheus와 GDS Coaching에서 다룹니다.
참고 자료: 뉴시스 2026년 9월 11일 보도 · 매일경제 2026년 9월 13일 보도 · Cornell Chronicle 2013년 11월 15일 ·
이 글은 GDS 네이버 카페 황원장의 Why & Why Not에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드림스쿨 레터 구독: https://godreamschool.com/letter-subscribe/
